슬슬 방학과 휴가 시즌이 돌아오고 있습니다.
무더위를 피해 시원한 피서지에서 즐겁게 휴가 혹은 방학을 보낼 계획을 세우시고 있을 분들도 있겠지만, 이때를 이용해 자전거 국토종주를 준비하고 계신 분들도 있으시겠지요. 국토종주를 계획하고 계신 분들은 여러 가지를 준비하고 고려하고 계시겠지만, 어느 코스를 골라야 할지 고민하고 계시는 분들도 많을 겁니다. 사실 코스를 고르고 그 다음 종주에 관련한 각종 준비를 계획하는 게 순서일 겁니다.
각 코스에 관해 여러 정보들은 이미 웹상에 널리고 널렸으니 그런 이야기는 관두고, 제 개인적으로 느꼈던 각 코스별 난이도나 특이사항에 관해 대략적인 설명을 세 번에 걸친 포스팅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처음 준비하시는 분들에게 작게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국토종주는 크게 4가지 정도의 코스로 분류할 수 있고, 그 안에 또 여러 개의 지역별 혹은 지천별로 코스들이 산개해 있습니다. 크게는 국토종주의 메인 코스인 서울-부산 간을 잇는 “국토종주”, 한강-금강-영산강-낙동강으로 구성된 “4대강종주”, 동해안 해안선을 따라 달리는 “동해안종주”, 그리고 제주도를 한 바퀴 도는 “제주환상코스” 이렇게 4개의 메인 테마로 구분해 볼 수 있습니다.
이 중 인증서가 나오는 코스는 국토종주, 4대강종주이고 모든 코스를 다 완주하면 “그랜드슬램” 인증서를 받게 됩니다. 제 기억에 인증서는 아마 무료였던 것 같고 메달은 유료였던 것 같습니다. 제가 받았던 초창기에는 메달도 무료였었고요.
1. 서울-부산 간 메인 코스 “국토종주”
총 길이 633KM 정도의 길이를 자랑하는 이 코스는 자전거 국토종주 코스 중 메인 중의 메인이며, 가장 유명하고 구성이 잘 짜여진 코스입니다.
보통은 4박 5일 정도 여유를 두고 일정을 계획하시는 게 가장 무난하지만, 중급자나 경험이 어느 정도 있으신 분들은 3박 4일 혹은 2박 3일 정도에도 코스를 완주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4박 5일 일정을 잡고 느긋하게 모든 코스를 만끽하시는 걸 가장 추천해 드립니다.
자전거도로가 한강의 그것처럼 완벽하게 닦여진 도로는 아니나 그나마 구성이 잘 짜여져 있고, 특히 문경새재 구간은 처음 경험하시는 분들은 그 압도적인 풍광에 감탄을 금치 못할 수도 있습니다. 저도 차로는 다녀봤던 길이었으나 막상 자전거로 눈앞에 펼쳐진 높은 산등성이를 보는데 절로 탄성이 터져 나왔을 정도로 색다르고 매우 만족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업힐도 잔잔히 많고 다락재, 영아지고개, 박진고개 등등 미친 업힐들도 많지만 대개는 다 우회할 수 있기는 합니다. 하지만 이 코스의 가장 유명한 업힐은 단연 소조령과 이화령이 아닐까 하네요. 경사도가 그리 심하진 않지만, 초보이신 분들은 5키로가 넘는 업힐을 올라설 때 '살면서 이렇게 힘든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아찔한 경험을 선사해 줍니다.
📌 국토종주 추천 숙박지 참고
코스 중간에 숙박지는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으며, 대개는 양평, 수안보, 구미시, 남지읍 정도를 중간 숙박지로 정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구간을 클리어하시면 자연스레 4대강 코스 중 한강과 낙동강 코스를 통과해야 하기 때문에, 자연스레 4대강종주의 절반을 달성할 수 있게 됩니다.
2. 두 번째 메인 테마 “4대강 종주”
국토종주를 달성하게 되면 이미 한강과 낙동강은 완주를 하게 되는데, 두 코스의 성격이 정말 극과 극입니다.
① 평탄함의 축복, 한강 코스
한강은 정말 난이도랄 것도 없는 평탄 그 자체인 코스입니다. 잘 관리된 자전거 도로는 말할 것도 없고 주변에 편의점, 공공화장실, 식당들이 어딜 가도 있기 때문에 보급 걱정, 쉴 걱정 등등 전혀 하지 않고 달려도 됩니다.
② 황량함 그 자체, '낙동사막' 코스
그에 반해 낙동강은 “낙동사막”이라고 불릴 정도로 정말 황량 그 자체입니다. 거의 보이는 풍광은 강변(한강공원 같은 강변이 아닌 정말 갈대밭만 있는 강변 그 자체입니다)과 뚝, 논밭이 끝없이 이어지는 코스입니다. 부산에 가까워져야 그나마 수돗가 정도 나오는 게 고작이라, 보급 계획을 잘 짜놓지 않으면 초보 때 정말 큰 낭패를 볼 수 있는 구간이기도 합니다.
③ 무념무상의 힐링, 금강 코스
금강은 하루 만에 완주할 수 있는 코스라 수도권에 사는 라이더라면 고속버스를 이용해 아침 일찍 가서 밤늦게 다시 버스로 올라올 수 있어, 주말을 이용해 충분히 다녀올 수 있는 코스입니다. 금강 코스는 국토종주 코스 다음으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코스이기도 합니다. 뻥 뚫린 풍광이 정말 가슴 시원할 정도로 아름답고 도심지가 거의 없어서, 고요함 속에 오로지 라이딩에만 집중하며 무념무상으로 달릴 수 있었던 게 정말 좋았습니다.
④ 최악의 기억, 영산강 코스
그에 반해 영산강은 제가 동해안 종주 강원 구간과 쌍벽을 이룰 정도로 최악이라고 생각했던 코스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어떤지 잘 모르겠지만 몇 년 전 갔을 때는 전혀 관리 안 된 도로와, 4대강이면 강변의 풍광을 보면서 달려야 하는데 강변의 풀숲 덕에 뭔지 모를 정글 속에 갇힌 기분으로 내내 라이딩을 해야 했습니다.
특히 죽산보에서 담양대나무숲까지의 코스는 진짜 토나올 정도로 형편없는 구간의 연속이었습니다. 전혀 관리 안 되고 인적 하나 없는 을씨년스러운 강변공원도로를 하염없이 달려야 되는데, 정말 '이렇게까지 달려야 하나'라는 생각에 빨리 목적지에 도착하고 싶은 생각만 들었던 코스였죠.
영산강의 백미라고 불리는 메타세쿼이아 숲길도 사실 자전거로 들어갈 수는 없고 앞에서 그냥 어물쩡 보고 오는 게 전부일 뿐이고, 중간중간 비포장길도 너무 많았습니다. 특히 막판에 담양댐까지 약 5키로 정도 되는 우레탄 길은 정말 최악 중의 최악이었습니다. 과장 조금 보태서 풀 이너로 놓고 달려도 기어가 무거운 느낌이랄까요. 정말 영산강 코스는 두 번 다시 가기 싫었던 코스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물론 이는 그때의 느낌이고 지금은 잘 정비가 되어 있을 수도 있겠지요.)
💡 라이딩 팁 (영산강 + 섬진강 연계)
보통은 영산강 코스와 섬진강 코스를 묶어 2박 3일 정도에 진행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섬진강은 4대강 종주 코스엔 포함되진 않으나 그랜드슬램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꼭 들러야 하는 코스이니, 영산강 종주 때 같이 묶어 진행하시는 게 여러모로 좋은 방법입니다.
다음 편은 역대급으로 힘들었던 동해안종주 코스와, 그에 반해 너무나 힐링이 되었던 제주환상코스에 대해 간략히(?)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안전하고 즐거운 종주 준비 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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